좋은 땅인데도 개발하면 안 되는 부지가 있다
입지가 좋은 부지도 공공기여 규모와 실현 가능한 임대료 수준에 따라 사업성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 좋은 개발전략은 할 사업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을 구분하는 데서 시작한다.
역에서 가깝고 도로여건도 좋으며, 주변 인구와 개발밀도도 충분한 부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용적률까지 나쁘지 않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자연스럽게 좋은 땅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개발사업에서는 입지가 좋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좋은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입지는 분명 사업성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지만 하나의 요소일 뿐이다. 공공부지라면 기존 기능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민간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개발가능 연면적이 충분해 보여도 대부분을 공공시설로 사용해야 한다면 수익을 만드는 면적은 예상보다 훨씬 작아질 수 있다.
수요가 있다고 해서 가격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니다. 오피스 수요가 충분하더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임대료가 사업비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면 높은 입주율을 가정해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임대료를 지나치게 높게 가정하면 엑셀에서는 좋은 사업이 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임차인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공공기여 역시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공공시설을 많이 확보하는 계획은 공공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민간투자를 활용하는 사업이라면 투자자의 회수구조도 함께 성립해야 한다. 민간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공공기여를 요구하면 결국 사업 자체가 무산되고 공공도 필요한 시설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업검토의 목적은 모든 부지를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초기 단계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발견하고 불필요한 설계비와 용역비, 협의시간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GO, CONDITIONAL, NO-GO와 같이 사업의 추진가능성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INRealtyLab View
좋은 개발전략은 사업을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해야 할 사업과 하지 말아야 할 사업을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때로는 "이 조건에서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 가장 가치 있는 사업성 분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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